러 송유관 피격·달러 약세 겹쳐…유가 3거래일 연속 상승

2025. 2. 21. 13:21해외선물 관련뉴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에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0.32달러(0.44%) 오른 배럴당 72.5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4월물은 0.35% 상승한 72.5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0.44달러(0.58%) 상승한 76.48달러에 마무리됐다.

국제유가는 이번 주 들어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러시아 송유관이 타격을 입으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산 원유 수출량이 약 30%, 하루 약 38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오는 4월 예정된 증산 계획을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달러 약세도 원유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원유 구매 부담이 줄어들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오후 5시 25분 기준 106.38로, 전 거래일보다 0.74% 하락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이 달러 약세를 심화시켰다.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의 장기물 비중 확대 가능성에 대해 "시기상조(That's a long way off)"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국채 수익률과 달러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또한 그는 "전통적인 경제 이론에 따르면 모든 관세는 달러 강세를 유도하지만, 지난해 11월 5일 이후(대선 이후) 시장은 이미 미래를 반영하고 있다"며 "일부 관세 부과 효과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높은 달러 가치가 향후 관세 영향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달러인덱스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셰브론 주유소에서 한 고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한편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지난 14일 기준 4억3250만 배럴로 전주보다 463만 배럴 증가했다. 4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증가다. 다만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원유 재고 증가는 예상보다 다소 컸지만, 휘발유가 소폭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가 더 많이 줄어 전체 재고 수준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라이젠 로얄뱅크오브캐나다(RBC) 분석가는 "유가는 당분간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이 뚜렷한 변동성이 없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트레이더들은 평균 가격에 가까운 포지션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